고 정 희섭 목사 옥중 수기 < # 3 에서 계속>
4. 자유의 부러움
구속 수감 된지 1 주일 가량 지난 어느 날 창 밖에 점점이
떨어지던 빗방울이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세차게 창문을
두드리는 오후,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는데 너무도 갑갑하여
아픈 멍든 몸을 겨우 일으켜 감방에서 서서 힘없이 조용히
거닐다가 창 밖을 내다보니 개 한 마리가 비 오는 마당에서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자유가 너무 부러웠다
그 날 밤에 나는 잠 한 숨 이루지 못했다
전신이 아픈데다가 벼룩, 빈대, 모기가 유난히 많았기 때문
이었다
목사관 앞에 서 있는 포푸라나무 가지가 휘어져 감방 창문
에 닿을 듯한 지척의 가까운 거리였지만 자유없는 나의 신
세가 무척이나 가련하고 서글퍼서 한시 한 수를 다음과 같이
지었다
옥중시 <獄中詩>
경경고등독불면 <耿耿孤燈獨不眠>
초생편월괘서천 <初生片月掛西天>
가재창천의격해 <家在窓前疑隔海>
나당하일득귀선 <那當何日得歸船>
<정 시유 번역>
깜박이는
희미한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는 이 밤
아득한
서편 저 하늘에는
한 조각 초승달만
외로이 걸려있고
감옥 작은 창 틈으로
목사관은 보이는데
바다가 가로막듯
멀기만 하구나
언제 어떻게
나는
배를 빌어타고
돌아갈 수 있을까
<계속>
三千浦 聖潔敎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