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11 월 14 일 (화요일) <鄭國鉉>의 아침 斷想

chung si yoo 4932 2017. 11. 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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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4일 (화요일) 정국현의 아침斷想

불국토 佛國土에 핀 예수

1. 구도자求道者의 길

...

②황무지에 뜬 새벽별 하나

승僧과 속俗,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 생사윤회의 중생계衆生界와 열반적정의 불국토가 흥륜사 일주문一柱門을 경계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하얀 달은 등굽이길을 따라 나서지도 않고 눈치만 보며 머뭇머뭇 거리고 서있고 서늘바람만이 점개 뒤를 바싹 따라 오고 있었다.
토함산으로는 탁구공만한 붉은 기운이 조금씩 솟구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제 곧 새날이 밝으리라.
점개는 남양만(담항성)으로 가기위해 서라벌(경주), 사벌주(상주), 삼년군(보은). 강주(청주), 황양군(진천), 사산현(직산), 당항성(남양만)으로 이어지는 7백리 관도를 행해 발길을 돌렸다.

“대안大安! 대안!, 대안!..”
여기저기에 구멍이 난 누더기 옷을 입고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져서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신발은 한 짝만 신은 걸인 한 사람이 술에 취한 듯 중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점개를 힐끗 쳐다보더니 “점개야! 이놈! 이제야 깨달았구나. 그래 바로 그것인 게야. 내려놓고 훌훌 떠나는 것 그것이 사무량심捨無量心인게야.”
“ 대안! 대안! 대안!”하고는 히죽히죽 웃으며 비틀걸음으로 서라벌을 향해 걸음을 옮겨가고 있었다.
“스승님!”
점개는 손사래를 한번 치고는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래...이건...환상이다. 환상이야” 평소와 똑같은 모습으로 길 위에 나타난 스승 대안(大安)대사의 모습에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법왕자(法王子 )께옵서 길 위에서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핍박한 한 원수를 만나 회심시켜 덕을 베풀고 제자의 도를 가르치신 것처럼.
원효사형도 법을 구하려고 몸부림칠 때 경교의 경전을 읽고 우리 중생을 위해 인도하시고 전도하신 야소화왕(예수)을 법왕자로 다시 고쳐 쓰고 나서는 나에게 그분에 대해서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스승님은 그분의 다른 이름인 미시가(彌施訶:메시아)에 대해 설해 주셨다.

그랬다.
당시 원효는 보덕화상, 법장법사, 낭지화상을 스승으로 모셨는데 그중에서 원효를 참다운 대승의 길로 인도 한사람은 대안대사 한 사람뿐이었다. 도반들이 길거리나 가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성불하세요.’하고 덕담들을 나누는데 대안대사는 ‘대안,대안!’ 이렇게 짧게 인사만 했었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이 걸승의 인사법 때문에 사람들은 대안대사로 불렀다.
‘크게 편안하세요.’ 이 한마디 말이 신라 전체를 흔든 유행어를 낳았고 요즈음 말로 최고 인기스타가 된 것이었다.

점개는 스승에 대한 그리움으로 스승이 계셨던 남산 움막집 쪽으로 뒤돌아 봤다.
스승인 대안대사가 남산 움막집에서 헤어진 바리때에서 발우를 꺼내고 있다. 발우에는 가득 담긴 하얀 액체가 넘실거렸다. 젖동냥을 해온 것이었다.
사형인 원효가 씩씩거리며 남산으로 올라와 스승이 서 있는 큰 고목나무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 아니..스승님! 이럴 수가 있으십니까?”
대안대사는 얼굴이 상기되고 화가 잔뜩 난 원효를 바라다 보고는 빙긋이 웃고 서 있었다.
“그게 사실입니까?...남몰래 여자를 얻어 살림을 차리고 아이까지 낳았는데 아이의 어미는 도망가고 스승님이 손수 젖동냥해서 아이를 키운다고요.”
원효는 발우에 담긴 젖을 보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사실이야. 사실이야...그럴 일 없다고... 우리 스승님은 그럴 일 없다고 ...서라벌 전체가 다 믿어도 난 믿지 않았는데.. 파계하지 않았다고 나만은 굳게 믿었는데....”
“원효”
대안대사는 자애로운 음성으로 부르며 오라고 손짓했다.
“이리 오시게”
대안대사가 서있는 그 자리 옆에는 크게 구멍이 난 나무가
마치 요람처럼 버티고 있었다. 원효는 마지못해 다가가 구멍 안을 드려다 보았다. 있어야할 아이는 없고 그 자리에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오소리 새끼 대 여섯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휴-”
원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허 허 ..이놈들 보게나... 신라국 큰스님이 왔다고 기뻐하는구려... 자, 자.. 이리 와서 이놈들을 위해 법문 한 자락 좀 설 해주시구려.”
“ 얼마 전 이곳을 지나다 보니 어미는 죽어 있고 곁에 이놈들이 있어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아 내 젖동냥을 좀 했다오. 허허허”
원효는 대안대사의 발아래 엎드렸다.
“스승님! 떠도는 소문만 믿고 스승님을 의심한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계속)

그윽한 머뭄
처마가 짧으니 달이 먼저 맞고
담이 낮으니 산보기 더욱 좋네
비 그친 냇물은 콸콸 흐르는데
바람조차 멈추어 산정에는 한가론 구름
유거 幽居
檐短先邀月 牆低不礙山
첨단선요월 장저불애산
雨餘溪水急 風定嶺雲閑
우여계수급 풍정영운한 (冲止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