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10 월 5 일 (목요일)<鄭國鉉>의 아침 斷想<7>

chung si yoo 4932 2017. 10. 6. 12:14



10 월 5 일 (목요일)<鄭國鉉>의 아침 斷想<7>


오늘은 안과에 예약이 된 날이라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지난해에 양쪽 눈에 노화 현상이 와

수정체를 제거하고 이를 대신하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뒤 주기적인 치료와 검사를 받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하는 사람들이

북적되는 대기실에 앉아 의사를 기다리며

오늘은 유리체강 내 주사를 놓을지

2 주 전처럼 안구 주위에 주사를 놓을지

막연히 혼자 상상하며 기나긴

상념에 빠집니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1974 년 7 월 3 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 웨스트릿지 테니스 스타디움 WBA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아놀드 테일러르를

상대해 15 회 판정으로 챔피언이 된

홍수환 선수가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한 후

유행되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회자 되는

말입니다


"엄마 나 옹< 翁>됐어 "






이는 오늘 어느새 홍수환 선수의 말을

표절해 중얼거리는 저의 자조적인

말입니다



양쪽 1.5 시력을 자랑하던 , 평생 안과와는

오지 않을 듯 허세를 부리던 제가 많은 

노인들 사이에 뒤섞여 순번을 기다리고 

주기적으로 눈을 치료하는 노인 ? 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무슨 챔피언 매달이라 달 듯 많은 약병들도

함께 지니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나 옹<翁>됐어 .....

하고 넋두리나 하는 그런 나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했는데 ...

그것이 효<孝>의 근본이라 했는데 ......

이를 멍각하고 너무 자신을 혹사하다가 뒤늦게

진리를 깨달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인

자신을 나무라 봅니다


공<公>.과 우<羽>를 합친 늙은이 옹<翁>에는

두가지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옹<翁>자를 살펴보면 공<公>자는 신분이 높은 사람을 

의미하는데 옛날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은 

새의 깃틀로 장식된 모자를 썼다는데에서 

연유되어 나이가 들고 존경을 받을 사람들의 

성이나 이름 뒤에 쓰여 그사람을 높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쨰는 사람을 높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로 의존명사로 두 번째 남자 노인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로 정의합니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 

<장강후랑추전량 長江後浪推前浪>는 

세월은 유수 같아서 쏜살같이 흐르며 순간마다

많은 옹<翁>들을 거리에 내어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탄로가<嘆老歌>라 부르는

역동<易東> 우탁<禹倬>의 시조가 다시 한 번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문득불고 간데 없다

잠간만 빌어다가 머리 위에 불게하고  십구나

귀밑에 해먹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은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늙지 않으려고 다시 젊어 보려 하였더니

청춘이 날 속이고 백발이 거의로다

 이따금 꽃밭을 지날 때면 죄 지은 듯 하여라


이 시조는 청춘의 덧없음을 깨달었을 떄

자연적으로 찾아오는 백발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우주의 질서에 순응하며

헛된 노욕을 부리지 않고 지혜로 나아가겠다는

역동 우탁의 정신이 묻어난 시조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우탁의 정신을 이어받아

삶을 다잡고 노생상담<老生常談>

(고루한 이야기를 늘 하는 사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다"는

잠언의 한 구절처럼 필부지용<必夫之勇>을 

부리지 않는 덕<德>있는 지혜로운 사람- 그런 

옹<翁>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동네 어르신 여러분  ! 저도 이제 옹<翁> 

먹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