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1 월 19 일 (금요일)<鄭國鉉>의 아침 斷想

chung si yoo 4932 2018. 1. 20. 07:31

<<그 울 안에 사람은 아니 돌아오고>>

1월 19일(금요일) 정국현의 아침斷想

정국현 歷史小說

불국토佛國土에 핀 예수

2. 바람결의 노래

③ 거울안의 사람은 아니 돌아오고

김문량의 사랑에는 후시에 관한 난상토론爛商討論(여러 사람이 모여 자세하게 충분히 토의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이어지고 있었다.
어느새 사랑채 앞 송목松木 동편 나뭇가지 사이에는 해가 걸려 새 빛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상석에서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다)한 듯 무심하게 앉아있던 점개 선사가 한옥 처마처럼 양끝이 위로 살짝 비켜 올라간 뽕나무로 만든 서안(책상) 앞에 앉아 회의 내용을 찬찬히 기록하고 있던 대성의 굳은 얼굴을 한번 흘낏 바라보더니 말문을 열었다.

“ 후시를 감독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천년일청千年一淸(황하 같은 탁류가 맑아지기를 천년동안 바란다 : 가능하지 않는 일을 바라는 것을 일컬음)이라... 명색이 검속을 한다하는 자들까지 먼저 나서 스스로를 범하니 풍헌風憲(향소직으로 면이나 리를 맡아보는 소임)과 기강紀綱이 어디에 있으며 더구나 우역郵驛의 이속吏屬들이 위세에 눌려 분주하게 왕래하는 것또한 이 때문이니 법을 올바르게 집행할 사람들이 그 얼마나 되겠는가?

경에도 ‘바라는 것은 도적질하지 말라. 第七願者,莫作賊 원자,막작적’ 라는 말로 우리 행실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는 경에서 말하는 ‘소이요치사니문재지상적지체.취여음란、오예、사정、악욕、화탐람、탐람취여배우상일양。(가라서서3)
所以要治死你們在地上的肢體.就如淫亂、污穢、邪情、惡慾、和貪婪、貪婪就與拜偶像一樣。(歌羅西書 3)’ 이라 .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

다시 말하면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일체행위라는 것에는 탐심이라는 큰 죄가 들어 있는데 이미 이들은 물부충생物腐蟲生(만물이 썩으면 벌레가 생긴다.)이라.
덕德으로 교화 되지못하니 이를 제재制裁할 강력한 법을 세워야함이 마땅한 법.
이찬께서는 집사부에 영을 내려 후시 행위자에 대해 기준을 세우시되 사형과 파직, 재산몰수....그리고 연좌제 적용처벌까지.... 방문榜文(사람이 많은 곳에 써 붙이는 글)으로 알려야 함이 가한 듯하오이다.”

◯ 物腐蟲生(물부충생)

초(楚)나라 항우(項羽)는 홍문(鴻門)에서 유방(劉邦)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연회를 베풀어 유방을 끌어들인 뒤 단칼에 베자는 책사 범증(范增)의 책략은 잘 맞아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항우는 우유부단했다. 다 잡은 유방을 놓아주고 말았다. 호랑이 굴에서 빠져나온 유방은 항우와 범증을 떼어놓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범증이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며 이간책을 쓰게 되었고, 마침내 항우는 그 소문에 넘어가 범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범증은 그렇게 항우 곁을 떠났고, 유방은 항우를 이길 수 있었다. 송(宋)나라 시인 소식(蘇軾)은 이를 두고 이렇게 노래했다. “물건은 반드시 부패하니, 그 속에서 벌레가 생긴다(物必先腐也,而後蟲生之). 사람은 의심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그 후에 상대를 모함한다(人必先疑也,而後讒入之).” 항우의 어리석은 의심이 범증을 버렸고, 결국 형세를 망쳤다는 탄식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바로 ‘물부충생(物腐蟲生)’이다.

김문량은 오랫동안 시장의 병폐와 후시의 해결책에 대해서 듣고 난 후에 한두 번 헛기침을 하며 천천히 좌중을 향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대성은 평소에 말이 없고 자애로운 미소를 띠던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다보며 기산심해氣山心海(기운은 산처럼 마음은 바다처럼)한 기가 가득함을 느꼈다.

“ 나를 지탱하는 힘은 역여심지소선혜, 수구사기유미회
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 라는 구절과 복청백이사직혜,고전성지소후 伏淸白以死直兮, 固前聖之所厚 이라는 구절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 마음 속의 선한 일은 아홉 번 죽어도 후회 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옛 성현들의 말씀처럼 청렴결백하게 살고 바르게 죽는 것이 나의 좌우명입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을 드리는데 읍견군폐邑犬群吠(동네 개들이 떼 지어 짖어 된다는 뜻: 여러 소인배들이 남을 비방함을 비유한 말)한 귀족들에 굴하지 않고 내...... 지엄한 영을 바로 세워 나갈 것입니다.”

김문량은 행불유경行不由徑(지름길이나 뒤안길을 가지 않고 큰 길을 걷는다는 말로 정정당당히 일함)의 길을 걸어 갈 것임을 회의석상에서 천명했다.

해가 월지 머리위에 서성이며 한동안 머무는 시각이 다되어서 김문량의 사랑에서 열렸던 후시에 관한 회의도 마무리 되었다.

도녕 존자와 종오 장자는 미수기 부인에게 전할 김문량의 서찰을 가지고 당항성으로 길을 떠나고 복안 장자와 박우는 왕경의 시전의 상황을 점검하기위해 사랑을 나서자 김문량은 대성을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며

"대성은 이제 바다 뱃길이 열리면 당으로 유학을 떠나야 할 터이니 매사 작은 일에도 조심하고...운도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책운제권策運制權)임을 명심해서 백인유화百忍宥和(백번 참으면 화평함이 있다)한 마음......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야.”

김문량은 이제 곧 겨울이 다가와 물길이 열리면 대성을 당나라 국자감 숙위학생으로 유학을 보낼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오늘 회의에서 회의 서기書記 노릇을 훌륭하게 해낸 대성을 마음속으로 마음껏 축복해주었다.

점개 선사는 서기瑞氣(상서로운 기운)를 띤 김문량의 미소를 읽으며 대성에게 다시 권면했다.

“대성은 잘 들어라. 왕도의 실태를 조사하고 대나마 박우가 돌아오면 독선생으로 모시고 당으로 유학을 떠날때까지 신라가 안고 있는 시전의 문제점과 함께 상업경제 전반에 관해 공부하도록 하여라.”

그랬다.

점개 선사는 대성이 서로의 도의 닦고[相磨以道義], 가악을 즐기며[相悅以歌樂],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면서[遊娛山川, 無遠不至] 호연지기를 키우는...그러면서 서로 사귀어 조정에 추천하는 화랑들의 삶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착하게만 평민의 삶을 살아 온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대성이 신라 조정의 동량으로 중직을 맡기 위해서는 당의 국자감으로 유학해 빈공과賓貢科(외국유학생을 위한과거)에 급제하는 길 밖에 없음도.....

그리고 점개 선사는 대성이에게 무엇보다도 오늘의 현실을 아는 실물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싶었다.

박우가 누구인가?
그는 현 신라에서 실물경제에 관한한 최고의 석학이 아닌가!
(계속)


古秋獨夜 고추독야 가을밤에 홀로이

白居易 백거이 772~846


井梧凉葉動 정오양엽동 우물가에 오동 잎새 싸늘하게 부끼고

隣杵秋聲發 인저추성발 이웃집 다듬이는 가을 소릴 내는 구나

獨向첨下眠 독향첨하면 처마 밑에 홀로 누워 졸고 있다가

覺來半牀月 각래반상월 깨어보니 평상에 달빛 반쯤 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