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1 월 17 일 (수요일)<정국현>의 아침 단상

chung si yoo 4932 2018. 1. 18. 15:02

이미지: 사람 2명, 모자, 근접 촬영

1월 17일(수요일) 정국현의 아침斷想

정국현 歷史小說

불국토佛國土에 핀 예수

2. 바람결의 노래

① 거울안의 사람은 아니 돌아오고


토함산 하늘이 어두운 옷을 조금씩 벗어 버리고 환한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이른 새벽, 희뿌연 안개가 이찬 김문량댁 솟을 대문위로 피어올라 집 전체를 조용히 감싸기 시작했다.

사랑에서는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옅은 하얀 물거품(포말泡沫)에 묻어 밖으로 세어 나왔다.

“당항성黨項城 시전市廛의 상황은 어떠한지요?”

김문량은 좌중座中을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분부 받자옵고 다녀왔지만 다른 곳보다 더 어지럽고 혼탁했사옵니다.”

얼마 전까지 동시전東市典 감監(10등위 대나마)를 지낸 박우朴遇가 당항성의 시전의 병폐를 작성한 문건을 올렸다.

“여기...당항성 시전들의 문제점을 기록한 것들이옵니다.
당항성 뿐만이 아니옵고 왕도에서 당항성까지 가는 길목, 관도 7백 여리에 있는 사벌주와 삼년군, 강주등의 시전들도 같은 맥락 선상에 있었사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귀족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만 풀리는 문제점이어서 현 시점에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은 아무것도 없사옵나이다.”

박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불가한 현실에 분노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문량은

“ 불가해도 현제 시전법市典法에서 그 령을 조금씩 수정 해 귀족들이 시전市廛 전체를 움켜쥐는 것만은 막아 보자는 것이 내 뜻입니다. 그래야만이 귀족들이 물류를 장악해서 그 재화로 새로운 토호 기반을 형성해 역성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테니 말입니다.”

“문제는 신라 왕경의 왕실과 모든 귀족들이 경쟁 하듯이 지방에 별장을 짓는다는 구실로 그들의 피붙이들을 지방으로 이주시켜 그들의 권력의 힘으로 시전의 뒷배를 봐주고 자신들의 노비들을 시켜 만든 물건들을 직접 유통시키는데 있사옵니다.”

“그리고, 당나라와 서역 등지에서 오는 약재와 차, 공예, 서적, 석국의 호화롭고 값비싼 슬슬瑟瑟(에메랄드), 비취모, 공작새 꼬리털, 대모玳瑁(바다거북), 산호, 호피 등 사치품들을 매점매석買占賣惜 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청렴해야할 관인들까지 사치를 조장하는 등 그 폐해가 극심하다 사량思量(생각하여 헤아림)되옵니다.”

와기전 감監을 지낸 아찬 복안 장자가 말을 받았다.

“누가 이들을 제지 할 수 있을 런지... 이미 거매금께옵서도 하시지 못하는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사옵나이다.”

복안장자가 이 말을 하자 모두들 공감하듯 고개를 끄떡이었다.

“ 이들을 저지하기위해 신목왕후님의 명을 받은 종오 장자님의 누이 미수기美手基부인께서 당항성 시전으로 나가시어 현제 당나라 왕실과 신라 왕실을 연결하시고 계시며 당항성 시전市廛 상단과 모량부 상단, 왕경의 동시전, 서시전, 남시전에 속한 장시場市을 관장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미수기부인께옵서는 먼저 후시後市(밀무역)를 금하기 위해 상품종류를 각 시전市典에서 관인들이 세인稅印을 찍은 상품만 시전市廛에서 판매하도록 엄격하게 조치하고 당나라 길목인 당항성시전 부터 이를 관리하고 있사옵니다만...... 후시는 워낙에 은밀히 이루어지는 일이라......”

도녕 존장이 말문을 열었다.

“미수기부인은 왕실의 배분이 높으신 어른이 아니십니까? 얼마나 사치품들의 매점매석이 심하면 왕실의 큰 어른이 직접 나섰겠습니까?”

“이는 왕실이 귀족들의 반발을 의식해서 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증좌證左 옳습니다.
매점매석만은 반듯이 뿌리를 뽑아야 되지요. 우선 귀족들의 위세를 믿고 매점매석에 눈감아주는 시전市典의 파가현령破家縣令(백성들에게 가렴주구의 횡포를 부리는 지방관리)들부터 먼저 깨끗하게 정리를 해야 되겠지요.”

김문량이 말문을 받았다.

“그러나 매사 육지행선陸地行船(뭍으로 배를 저어감: 되지않는 일을 억지로 하려함)하면 되지 않사옵니다. 귀족들이 거래하는 후시後市 (뒷거래하는 시장 밀무역)부터 찾아 일벌백계一罰百戒로 엄히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되겠사옵니다. 오왕 합려의 고사를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복안장자는 손자병법을 쓴 손무의 예를 들며 말을 이어 갔다.

● 춘추시대春秋時代 오왕 합려闔閭는 손무의 책을 모두 읽고 완전히 심취해 그를 초빙했다. 합려는 손무가 이론에만 밝고 실전 능력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시험 삼아 부녀자들도 조련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았고 손무는 자신이 있다고 대답했다. 곧 궁중의 미녀 180명을 선발하고 두 편으로 나눈 뒤 왕이 총애하는 후궁 둘을 대장으로 삼아 모두 창을 들게 하고 훈련에 들어갔다. 앞뒤, 좌우 등의 명령을 내리면 그에 따라 앞쪽, 뒤쪽으로 가거나 왼쪽, 오른쪽으로 돌도록 했다. 형벌용 斧鉞(부월, 작은 도끼와 큰 도끼)을 갖춰 놓고 군령을 내려도 궁녀들은 깔깔 웃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엔 장수의 잘못으로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여러 번 다시 설명해도 마찬가지였다. 손무가 군령을 똑똑히 알려줬는데도 따르지 않는 것은 대장의 죄라며 좌우 대장의 목을 베려 했다. 깜짝 놀란 오왕이 참하지 말라고 청했지만 진중에 있을 때는 왕명이라도 듣지 않을 수 있다며 목을 베었다. 다음 애첩을 대장으로 삼아 훈련하니 일사불란 잘 움직였음은 물론이다.

“ 복안 장자의 말씀이 맞습니다. 찾아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찾아내어 벌일징백罰一懲百해야합니다. 맹자에 이르기를
고지위시자 이기소유역 기소무자 유사치지이. 유천장부언 필구농단이등지 이좌우망 이망 시리古之爲市者 以其所有易 其所無者 有司治之耳. 有賤丈夫焉 必求壟斷而登之 以左右望 而罔 市利 라 했습니다.
(옛날 시장이라는 것은 자신이 소유한 것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과 바꾸는 물물교환의 장소였다. 그래서 관리들은 감독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교활하고 천박한 사람이 시장의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 이곳저곳을 살피며 싼 것을 사모아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독차지 했다. 사람들이 그 사람을 천박하다 생각해 관에 고발했고 관아에서 그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해 부당한 이익을 환수했다. 상인들에게 세금을 걷게된 이유는 바로 이 천박한 사람에게로부터 시작되었다.)’
맹자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항상 삼가고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귀족들이 앞 다투어 이를 행하고 있으니....쯧, 쯧, 쯧, ..... 이는 명백한 농단壟斷입니다. 농단!... 슬슬과 대모를 후시로 가져와 사리사욕을 채우는 진골부터 먼저 조사를 시작해야합니다.”

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종오 장자는 끌탕을 차며 근엄한 목소리로 좌중을 향해 일갈 했다. (계속)

삼몽사

白華道人(休靜)

주인몽설객
객몽설주인
금설이몽객
역시몽중인

三夢詞

主人夢設客
客夢設主人
今設二夢客
亦是夢中人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하고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 이야기하네
지금 꿈 이야기하는 두 나그네
역시 또한 꿈속의 사람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