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1 월 8 일 (월요일 )<鄭國鉉>의 아침 斷想

chung si yoo 4932 2018. 1. 10. 21:52

이미지: 사람 2명, 모자, 근접 촬영


<<바람결의 노래 >>


1월 8일(월요일) 정국현의 아침斷想

정국현 歷史小說

불국토佛國土에 핀 예수

2. 바람결의 노래



① 거울안의 사람은 아니 돌아오고

699년 기해년己亥年 2월,

-왕경王京의 늦은 밤을 백기白氣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별이 동東으로 떠갔다.-

“ 살차구나!... 살찬 객성客星이로구나...구름이 흐르고 물이 흐르듯 얽매임도 없고 머무름도 없는 운수승雲水僧 같은 내 모습... 그대로 빼다 닮은 나그네별임이야...허허허”

점개 선사는 흥륜사 산문 앞에 서서 꼬리 빛이 세찬 살별(혜성彗星)보며 혼자 중얼거리며 허탈하게 웃고 있었다.

살별은 길게 꼬리를 펼치고 토함산吐含山 자락을 넘어 사라지고 일주문一柱門 맞배지붕 위로는 다시 어두움이 내려 앉고 있었다.
어두움은 붉은 요기를 잠시 물고 있다가 심술궂은 동해의 습기와 바람에 놀라 홍기紅氣를 살짝 뱉어 내었다.

“가만히 있어보자......월성을 살짝 비꼈으니...병난이나 왕 위 찬탈 같은 왕실 관련된 일은 무관하겠고... 저렇게 하얀 기운에 붉은 기운이 침노侵擄하다니..저건... 그래 염병染病이야! 염병! 염병이 도는 것이야.”

“ 천존이시여! ... 왜... 우리 신라新羅이니이까?
“ 어찌하여...우리...이니이까?”

점개 선사는 동쪽 하늘을 바라다보고 원망하듯 흐느끼며 소리를 질렀다.

바로 그 시각,

대성도 월지月池 앞에서 토함산맥 북서쪽에 있는 추령楸嶺에 걸린 살별의 하얀 꼬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토함산과 해안산맥: 태백산맥의 한 줄기인 해안산맥海岸山脈 중의 한 산이며 해안산맥은 중앙산맥의 동쪽에 있어 해안을 따라 연속되는 구릉성 산맥으로 굴아화屈阿火(울산)만에 이른다. [굴아화屈阿火: 굴아(屈阿)는 내의 흐름이 굽었다는 의미이고, 화(火)는 벌(伐)·불(弗)등과 같이 성읍(城邑) 도시를 의미한다. 따라서 굴아화는 '굽은 냇가의 나라'라는 의미가 되고, 이는 울산지역을 크게 굽어 바다로 흘러가는 태화강 강변에 있는 나라를 뜻한다. 757년에 전국의 지명을 한자식으로 바꾸면서 물 하(河)와 굽을 곡(曲)을 써서 하곡(河曲)이라고도 불렀다.]
해안산맥 중에서 토함산을 최고점으로 하며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달리는 산맥을 토함산맥 이라고도 부른다.
신라 서쪽에 있는 선상지扇狀地하천이 산지에서 평지로 흘러나올 때 곡구(谷口)를 중심으로 형성된 충적지형. 가 전개 되어있다. 북서쪽에는 추령楸嶺, 남쪽으로는 동산령東山嶺이 있고 서라벌(경주)에서 상서지와 하서지촌(감포甘浦)에 이르는 도로는 추령을 통과한다.

“빗자루별이 나타나면 홍수나 기근, 염병, 병난이 일어난다고 스승님이 말씀하셨는데... 어떤 요사스런 사기邪氣가 일어 날련지......”

대성도 걱정 어린 얼굴로 어두운 밤하늘을 계속 주시注視하고 있었다.

흙바람이 다시 이는 듯했다.

모량부 어린 시절, 점개 선사가 겅중겅중 노루걸음으로 다가와서는 음부경陰符經이라는 작은 책자를 한권 ‘휙’ 하고 던져 주고는 추령쪽으로 가버렸던 그 길 위로 불었던 흙바람이......

대성은 바람결에 실려 오는 흙바람 내음 속에 살별의 살기를 느끼며 태호 복희씨의 동문인 발귀리 선인의 후손인 자부선생이 황제 헌원에게 전해주었다는 천기를 담은 책인 음부경의 상편을 읊조리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觀天之道 執天之行 盡矣 (관천지도하고 집천지행이면 진의라)
하늘의 도를 보고 하늘의 행함을 본받으면 이를 극진하다고 하는 것이다.

故天有五賊 見之者昌 (고로 천유오적하니 견지자창이요)
하늘에는 오행이 있으니, 이를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창성하고
(五賊-天地에는 水, 火, 金, 木, 土의 五行이오, 사람에는 心, 肝, 脾, 肺, 腎과 精, 神, 魂, 魄, 意이며 眼, 耳, 鼻, 舌, 身이다)

五賊在心 施行于天 (오적이 재심하니 시행우천이면)
마음에 깃들어 있는 오적을 천도에 널리 펴서 행하면

宇宙在乎手 萬化生乎身 (우주 재호수하고 만화생호신이니라)
온 우주가 손바닥 안에 있고, 만 가지 변화가 이 몸에서 생한다.

天性人也 人心機也 (천성은 인야요 인심은 기야니)
하늘의 성품은 사람이오, 사람의 마음은 기틀이니
(사람은 하늘의 성품을 받아 生하므로 하늘의 성품은 사람이라 한 것이며 기틀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움직이는 故로 사람의 마음은 기틀이라 한 것이다.)

立天之道 以定人也 (입천지도하야 이정인야니라)
하늘의 도를 세워야 인륜이 정해지는 것이다.
(하늘이 사람을 生하매 사람은 모든 것을 얻는다. 따라서 道는 사람을 빌어 天性을 행하니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天發殺機 移星易宿 (천발살기하면 이성역수하고)
하늘이 살기를 발하면(비정상인 궤도를 달리면) 별들이 정해진 도수(정위치)를 벗어나 옮겨 앉게 되고(하늘의 기틀은 별이다.)

地發殺機 龍蛇起陸 (지발살기하면 용사기륙하고)
땅이 살기를 발하면 뱀이나 용이 땅위로 기어오르게 되며
(음이 극하여 양이 생하고 점점 자라서 우레가 소리를 내면 용과 뱀이 우레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人發殺機 天地反覆 (인발살기하면 천지반복하나니)
사람이 살기를 드러내면 천지가 뒤집혀지고
[삼재중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신령스러우니 성인은 천도를 보고 하늘의 운행을 본받아 땅을 다스리는 법을 살피는 것이다. 이 법으로 反本還元(반본환원)하여 다시 천지의 도를 본받아서 참(眞)을 닦는 것이다.]

天人合發 萬化定基 (천인합발이라사 만화정기니라)
하늘과 사람의 뜻이 합해서 나타나면 만 가지 변화가 그 터(基本)를 정하게 된다.
(하늘은 性品을, 사람을 곧 命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天人合發’이란 性과 命을 아울러 닦는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만가지 변화가 그 터를 정하게 되는 것이다.)

性有巧拙 可以伏藏 (성유교졸하니 가이복장이요)
성품에는 재주 있는 사람과 옹졸한 사람이 있으니 가히 이를 감추는 것이오,
(재주 있는 사람은 없는 척 낮추고 옹졸하여 재주 없는 사람은 있는 척 치켜올리는 것이다.)

九竅之邪 在乎三要 可以動靜 (구규지사 재호삼요하니 가이동정이라)
구규의 삿됨은 주로 耳, 目, 口의 세가지 요점에서 생기는 것이며 그것에 따라 움직이고 고요해진다.

火生于木 禍發必剋 (화생우목하야 화발필극하고)
불은 나무에서 나지만, 재앙은 일어나도 반드시 극복되고
[火는 忿(분)이라 마음에 분한 생각이 들면 神은 怒(노)하여 남과 다투게 되나 반드시 극복된다.]

奸生于國 時至必潰 (간생우국하야 시지필궤하나니)
나라에 간신이 생겨도 때가 되면 반드시 없어지는 것이니
[奸(간)은 慾(욕)이오, 國은 몸이다. 몸의 耳, 目, 口를 통하여 생긴 욕심은 때가 되면 반드시 없어진다.)

知之修鍊 謂之聖人 (지지수련을 위지성인이라)
이를 알고 닦은 사람을 성인이라 이른다.”

그리고는 강태공, 귀곡자, 제갈량을 거쳐 위나라 구겸지에 이르러 전할사람을 찾지 못해 숭산에 감추어 두었다던 음부경의 이야기를 들려 준 점개 선사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 스승님! 어디 계시옵니까?... 몇 달을 통 뵈올 수가 없어 답답하옵니다. 저 나그네별처럼 ......”

축시丑時(사경四更오전1시-3시)는 족히 되었으리라.

왕경의 천문과 점성占星적 업무도 함께 관장하는 사천대司天臺(천문대)와 시보를 담당하는 누각전漏刻典(물시계관장)박사博士들은

“ 孝昭王 八 年 春 二月

白氣竟天 백기경천
星孛于東 성패우동

효소왕8년 춘2월

흰 기운이 하늘에 뻗쳤고
동쪽에 혜성이 나타났다“

이렇게 일지에 기록하고 영진榮進사천대박사司天大博士에게
보고하느라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두 식경食頃(밥 한 끼 먹는 시간: 약 30분)후에 보고 받은 영진榮進사천대박사司天大博士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길게 하품을 하며 사천대에 나와 효소왕에게 보고를 올릴 문서를 작성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변고로세.. 변고로고!”

699년 2월의 월성은 그렇게 환하게 불을 밝히며 긴 어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 사천대(천문대)는 천체현상의 이론탐구와 법칙성의 연구, 역법의 편찬과 반포 등을 업무의 대상으로 하지만 위에 언급한 업무와 함께 점성적(占星的)인 업무도 함께 관장하였다.
여기서 '점성적'이라는 말은 자연계의 현상 중에서 비규칙적인 현상(혜성의 출현 등)들을 하늘이 인간사회에 내리는 일종의 견고(譴告)라고 해석하여 국가나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 짓는 것을 의미한다. 천문관서의 업무 중에는 천명사상(天命思想) 혹은 천인합일사상(天人合一思想)에 의거한 비과학적인 업무도 있었다.
(계속)

소우小雨

서거정(1420-1488)

逆旅少親舊
人生多別離
如何連曉夢
未有不歸時

역려소친구
인생다별리
여하연효몽
미유불귀시

보슬비

나그네 길에 친구는 적은데
인생길에는 이별이 많구나
무슨 까닭인가 새벽 꿈에 연이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적이 없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