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語 「陽貨」에서 말하는 “古之狂者肆, 今之狂也蕩”에
대해‘狂而肆者’를 ‘나아가 행위하는데 지나침(過於進爲)’으로 보고, 疾
됨이 항상 狂이면서 放하는 것에 이르면 ’흘러가 방탕함이 됨(流而爲蕩)’
이라 하여 탕을 더 심한 것으로 본다.34) 여기서‘流蕩’은 일종의 ‘흘러가
되돌아옴을 잊음(流而忘返)’을 의미한다. 肆는 변하여 蕩이 될 확률이 많
다. 왕이불반의 또 다른 표현인 ‘지나침(過)’이나 ‘흘러감(流)’의 결과의
부정적 측면은 모두 중용을 기준으로 해서 이해한 것에 해당한다.
공자가 광을 말할 때 표현한‘疾’이란 의미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담겨
있다. 우리가 흔히 질병이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치료불가능한
질병과 같은 것은 아니다. 유가는 행동의 실천성 여부를 통해 광을 이해
하면서 광이냐 아니냐 하는 또 다른 판단기준으로 學과 不學에 달려 있
다. 學은 실천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論語 「爲政」에서 공자가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
롭다”35)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학이 수반되지 않은 사유나 실천은 오류
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유가에서는 學을 통해 明善과 明理를 추구한
好學, 其蔽也蕩…好剛不好學, 其蔽也狂.”‘蕩’에 대해서는 주자는 “窮高極廣而
無所止”라고 주석한다. 知不好學而其蔽也蕩이라고 말한다. 주자가 말하는
“窮高極廣而無所止”는 莊子 「逍遙遊」에서 말하는 이른바 肩吾가 말하는
“往而不返”의 다른 표현으로 이해된다. 주자는 ‘蔽’를 ‘遮掩’이라 하는데, 이
것에 대해 胡氏는 “蔽는 一偏으로서 全體을 보지 못한 것이다(胡氏曰, 如爲
物遮掩,但得一偏而不見其全體也)”라고 한다. 慶源輔氏는 이곳에서 말하는 광
은 狂狷을 말할 때의 광과 다르다(“慶源輔氏曰, 此與狂狷之狂不同, 躁率則近
乎剛惡也, 故特釋之.”주자는 광을 ‘躁率’이라 말하는 데, 雙峯堯氏는 “躁率,
輕擧妄動之意.”라고 말한다.
33) 論語 「陽貨」, “子曰, 古者民有三疾, 今也或是之亡也. 古之狂者肆, 今之狂也
蕩, 古之矜也廉, 今之矜也忿, 古之愚也直, 今之愚也詐而已.”이것에 대해 주자
는 “氣失其平則爲疾, 故氣稟之偏者亦謂之疾…狂者, 志願太高, 肆謂不拘小節,
蕩則有大閑矣.”라고 주석한다.
34) 論語 「陽貨」에서 말하는 “子曰, 古者, 民有三疾也. 是或之亡也. 古之狂者肆,
今之狂也蕩”에 대한 남헌장씨 주, “狂而肆者, 過於進爲也…然猶爲之疾而常至
於狂而放, 則流而爲蕩.”
35) 論語 「爲政」, “子曰, 學而不思則亡, 思而不學則殆.”
190 儒敎思想文化硏究第49輯
다.36) 그리고 성인의 언행의 본받음을 통해 ‘선을 밝히고 그 처음을 회
복하는 것(明善而復其初)’을 꾀한다. 즉 선각자인 성인을 하나의 모델로
삼아 배워 본연의 性善회복을 통한 윤리적 인간을 만들고자 한다.37) 유
가는 이러한 학을 통해 광인도 氣質變化가 가능한 교화의 대상으로 본
다. 이상 말한 유가적 차원에서 문제 삼는 광을 포괄적으로 말하면 ‘悖
理亂常’으로서의 광,38) 즉 유가가 추구하는 강상윤리 혹은 禮敎를 무시
하는 행위를 하는 광이다.39)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함께할 수 있는 인간
혹은 교화가능성이 있는 인간으로 본다.
이처럼 공자는 때론 광자를 문제삼고 있지만 광자에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때론 이 광자가 성현과 대비되는 차원에서 이해되는 것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40) 즉 공자가 말한 광자는 단순히 버리고 내치는데 목적
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함께 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
자는 아래에서 보겠지만 중국역사에서 볼 때 때로는 고착화된 삶이나
이념에서 과감히 탈출하게 하거나 틀을 깨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
36) 論語 「陽貨」, “子曰, 由也, 女聞六言六蔽矣…好剛不好學, 其蔽也狂.”에 대한
“南軒張氏曰, 學所以明善也…至御好知不好學, 則用其聰明而不知約之所在, 故
其蔽也蕩…好剛不好學. 則務勝而不知反, 故其蔽也狂.” 및 “勉齋黃氏曰, 集注
以爲遮掩, 言有所不見之謂也. 學所以明理者, 學謂效之師友之言行, 求之方冊
之記載皆學也.”참조.
37) 論語 「學而」, “學而時習之”에 대한 주자의 주, “學之爲言效也, 人性皆善, 而
覺有先後, 後覺者必效先覺之所爲, 乃可以明善而復其初也.”
38) 論語 「陽貨」, “古之狂者肆, 今之狂也蕩”에 대한 주,“南軒張氏曰, 疾生乎氣
稟之偏, 狂而肆者, 過於進爲也…此雖偏而爲疾, 然猶爲疾之常, 至於狂而放, 則
流而爲蕩…言疾則固爲偏, 而今也倂與古之疾而亡之, 則益甚矣. 古者三疾, 學
則可療也. 至於今之疾, 悖理亂常之甚, 蓋難反矣. 然困而能學, 亦聖人之所不棄
也.” 참조,
39) 송대 유학자들은 이런 점에서 장자를 비판한다. 二程遺書 권7, “莊子有大
底意思, 無禮無本” 및 性理大典 권57, “問莊周如何, 程子曰, 其學無禮無本,
然形容道理之言則亦有善者.” 참조.
40) 論語 「泰伯」, “子曰, 狂而不直, 侗而不愿, 悾悾而不信, 吾不知之矣.”에 대한
주자가 “광인은 뜻이 높고 큰 것을 좋아하여 곧 성현이 되고자 하니, 마땅히
곧아야 한다.(狂是好高大, 便要做聖賢, 宜直)”라고 한 말 참조.
狂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본 儒家속의 道家的要素191
였다. 성현과 대비되는 광자는 얼마든지 기질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서 광자는 배척의 대상이 아니었다. 감금과 억압의 대상은 더욱 아니었
다.
Ⅲ. 道家의 狂에 대한 견해
論語 와 莊子 에는 狂人接輿에 관한 기록이 종종 나온다. 수레가
지나가면 그 수레에 붙어 시비를 거는 인물이 있는데, 이처럼 수레에 붙
어 시비를 거는 미치광이라는 의미로 ‘狂人接輿’라고 한다.41) 論語 「
微子」에는 楚나라 광인 접여가 공자를 보고 당시 혼란한 시대상황과 관
련하여 ‘세상을 피하라는 취지’를 노래라는 형식을 통해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42) 이와 거의 비슷한 말이 莊子 「人間世」에도 나온다.43) 장자
는 유가와 다른 차원의 광자에 대한 사유를 통하여 유가의 指向點과 다
른 차원의 指向點을 말한다.
'참고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고용 기독교 유머 (0) | 2019.01.27 |
---|---|
참고용 (0) | 2019.01.18 |
유머 (0) | 2018.12.14 |
참고용 <伯牙絶絃,> (0) | 2018.11.05 |
참고 관중 2 (0) | 2018.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