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 >>의 아침마당

鄭國鉉의 우리 동네 風景 ♝ 열 넷

chung si yoo 4932 2018. 6. 8. 12:26
이미지: 사람 2명, 모자, 근접 촬영

鄭國鉉의 우리 동네

風景 ♝ 열 넷

-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주의 종을 선대하셨나이다 내가 주의 계명을 믿었사오니 명철과 지식을 내게 가르치소서 고난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주는 선하사 선을 행하시오니 주의 율례로 나를 가르치소서 교만한 자가 거짓을 지어 나를 치려하였사오나 나는 전심으로 주의 법도를 지키리이다 저희 마음은 살쪄 지방 같으나 나는 주의 법을 즐거워하나이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주의 입의 법이 내게는 천천 금은보다 승하니이다 (시119:65-72)


장사의 神 10

‘인정하자, 인정할 수 없다’는 부족위원들의 고성이 뒤섞여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남아 불법이민자 헤수스의 귓가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며 괴롭히고 있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지며 팔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은 불법이민자 헤수스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텅 빈 부족위원회 회의장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불법이민자 헤수스는 불안해서 무어라도 하지 않고는 도저히 떨리는 가슴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기를 잠시-
헤수스는 어린 시절 몸살로 심하게 아파 앓고 있을 때 머리맡에서 꿇어앉아 자신을 위해 기도하던... 거룩하게까지 느껴지던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기억해 내고는 회의장 바닥에서 난생 처음으로 하나님께 두 손을 모았다.

‘하나님 아버지! 살아 계시다면 제발...제발.... 절...좀... 살려 주세요!’
이 한마디가 목젖을 타고 넘어 오는 순간 하염없는 눈물이 비처럼 후두두둑 떨어져 회의장 바닥에 흥건하게 고이기 시작했다.

불법이민자 헤수스는 수백 번을 머리를 조아리며 간절히 정말 간절히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천둥새가 한바탕 목청 놓아 울고 하늘로 날아서 올라간 시각.
(천둥새 또는 선더버드(영어: thunderbird)는 캐나다 서해안 지역과 미국에 거주하는 인디언 부족 사이에 전해진 전설의 새이다. 모습은 큰 독수리이며, 날개는 번개처럼 생겼다. 번개의 정령으로, 자유자재로 번개를 조종하며, 사냥감도 번개로 잡는다. 여러 부족의 신화에 걸쳐 존재하고 있지만, 천둥과 관련된 거대한 새라는 공통점 이외에는 부족마다 다르다.)

불법이민자 헤수스는 등 뒤에서 어깨를 가만히 감싸는 포근한 손길을 느꼈다.

부족위원 헤수스였다.

“헤수스! 모든 사람들이 다 널 좋아할 수는 없어. 너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누군가는 너를 이유 없이 싫어할 수 있는 것이야. 그렇게 한다고 해서 네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야. 그런 상황도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해.
토호노 오담 용사는 어떤 환경에도 감사해야 하는 것이야.”
.......

“ 점심... 먹고 오자!”
부족위원 헤수스는 불법이민자 헤수스를 일으켜 세우며 씨-익하고 멋쩍게 웃었다.

“토호노 오담 용사들은 말이야. 항상......가슴으로 물어.
그러면 가슴에서 나오는 대답을 듣게 되어 있지.”

부족위원 헤수스는 불법이민자 헤수스와 어깨동무를 하고 회의장문을 나오면서 큰 소리로 토호노 오담 용사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

회의장 입구에는 부족위원회의 여사무원이 화석나무 등걸로 갈아 만든 장식을 단 회의장 키를 들고 말없이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더위에 농익은 사막바람이 열기를 내뿜으며 아지랑이처럼 피어났다 사라지기를 몇 차례.

부족 위원회 회의가 속개 되었다.

위원장 루이스의 모두발언이 있은 후 조금 전 완강하게 반대를 하던 젊은 한 부족위원이 발언권을 먼저 얻어 단상에 나와 섰다.

“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여러분!

저는 오늘, 여기 출석한 헤수스씨가 뚜렷한 증거도 없이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국경을 건너와서 그것 보고 믿고 우리와 같은 부족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이의를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감히 불가하다고 이 자리를 비러 말씀드리고자합니다.

그리고 마치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자는 듯 신성한 부족회의에서 밀어붙이는 위원장님의 어투와 여기에 동조하는 일부 부족위원들의 발언 역시 실망의 연속이며 더 더욱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 사료됩니다.

또한 오담족임을 증명하는 유전자 검사등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말로만 듣고 믿는 이 구태의연한 방식은 우리 부족 원로 분들의 비과학적인 행정과 행동을 고스라니 드러내는 무지한 처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인정을 하게 되면 앞으로 제2,제3의 헤수스들이 간단한 사진이나 오담의 유물 같은 것을 훔치거나 주워들고 열려있는 우리 75마일의 국경을 걸어서 넘어와 멕시코 오담족이라 말만 하고 보호를 요청하면 부족원으로 인정해 주어야하는 사태로까지 확대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미 국경수비대, 마약단속반등 미국 정부기관과 더욱 반목하게 되고 국경에서 우리와 매일 싸움이 그칠 날이 없게 되어 종국에는 가뜩이나 우리 오담족을 눈에 가시로 보는 정부기관의 압력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사막 사람들은 호호캄 할아버지대로부터 지키고 가꾸어 온 이 땅에서 강제 추방되어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입니다.

또한 그와 더불어 우리가 미 연방정부로부터 받는 교육,연금혜택, 의료의 지원은 물론이며 앞으로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오담족의 시민권 신청의 특권까지도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말 것입니다.”

이때 한 부족위원이 흥분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위원장에게 발언권도 얻지 아니하고 말을 했다.

“이보게... 안토니오! 무슨 말을 그렇게 모질게 하나. 우리 원로들이 이때까지 부족을 잘못 이끌어 왔다는 소리로만 들리네.”
삽시간에 여기저기서 부족위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위원장 루이스는 세 번 의사봉을 두들이며 정숙을 요구한 후 젊은 부족위원의 발언을 다 마치게 했다.

그런 후에,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원로 부족위원은 다시 발언권을 얻어 모두를 향해 말을 했다.

“ 우리는 호호캄 할아버지때부터 우리부족들과 함께 하는 이토이의 보호아래 평화를 사랑하며 서로 믿고 도우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어때했습니까?

우리는 친구로 그들을 믿고 모든 것을 나누어 다 주었지만 그들은 우리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국경을 나누고 시도 때도 없이 불법체류자들과 마약단속을 한답시고 우리 삶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일쑤였습니다.

특히 그들은 우리의 젊은이들의 주변에 우리의 언어와 정신을 모두 잃어버리게끔 달콤한 유혹을 많이 뿌려 두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나 쉽게 우리의 혼魂인 사막의 푸른 꿈들을 잃어버리고 알코올과 마약에 취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락을 위해 돈만을 쫓아다니는 부나비가 되어 마약 밀매자들의 마약운반 및 불법이민자들의 가이드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감옥으로 가고 마는 범죄자들이 모두 되고 말았습니다.

이 땅의 우리 젊은이들을 우리를 잃어버린 범죄자로 모두 만들 작정입니까?

복지라는 미명 아래 껌 값 주듯이 던져주는 미국식 교육, 연금, 의료해택 등에 속아서 우리의 혼을 다 내어주고 미국시민권을 사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연금 몇 푼에 술과 마약에 취한 듯 단맛에 해롱대며 자자손손 이곳에서 그럭저럭 꿈도 미래도 없이 사는 자식들로 만들어야 하겠습니까?

정신을 바짝 차려야합니다.

우리 부족은 호호캄 할아버지 때부터 역사를 자랑하는 사막의 사람들입니다.
뛰어난 지혜로 수 천 년 전부터 운하를 만들어 관개수로를 정비하고 옥수수와 호박 등을 경작하며 사막의 푸른 꿈들을 풍성하게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감사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부족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우리들의 이토이가 살고 있는 우리들의 성스러운 바보키바리산을 중심으로 다시 지혜를 모우고 하나가 되어 잃어버린 우리 자신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에서부터 그래왔듯이 우리만의 방식대로 토호노 오담족을 찾아서 선별해 구별 짓고 우리의 땅을 가로질러 놓은 국경장벽을 완전히 허물어 내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로운 우리 토호노 오담들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함께 뛰어 노는 낙원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하나 되는 힘을 그들에게 보여 주어야합니다.

그리고 사막의 푸른 꿈을 가진 많은 우리 젊은이들을 멕시코로 미국으로 유학을 시켜 다시 사막의 우리들만의 땅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새로운 사막의 사람들의 혼이 살아있는 나라를 세워야합니다.
그러기위해서 먼저 우리들이 할 일은 우리부족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일입니다.
이 일에는 여기 계시는 모든 위원님들께서 이의가 없는 줄 압니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의 위대한 정신의 바탕위에 우리의 방법대로 우리 부족 구성원들을 재교육하고 다시 새로운 토호노 오담 이라는 위대한 이름을 이 땅 위에 새롭게 다시 씁시다.

저는 우리들의 잠언서 한 구절로 마지막 발언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결정을 내릴 때에는
그대가 원하는 모습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인지한 상태에서 하라
그대의 행위로 인한 모든 결과는
바로 그대의 책임이니라’

이상입니다.”

“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번 헤수스씨의 문제는 단순한 헤수스씨의 개인 문제가 아니고 우리 토호노 오담 부족으로는 미래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사료됩니다.

오늘, 헤수스씨 사건은 우리들이 늘상 갑론을박을 이어온 아직 숫자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멕시코 측 토호노 오담 부족원들의 민낯을 보는 듯해 부족의 일원으로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부디 여러분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하시고 중지를 모아 사흘 뒤 이 자리에서 다시모여 최종 결정을 하겠습니다.

그때는...... 미국정부 측 고위관리들이 참석하겠다고 통지를 해 왔습니다.
단지....참관만 하겠다고 말입니다.”

단지....참관만 하겠다는 말을 하는 루이스 위원장의 마지막 말은 모든 부족위원들의 마음에 강한 구두점을 찍으며 장내는 다시 출렁거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