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2> ***

chung si yoo 4932 2016. 11. 19. 22:12
이미지: 사람 3명, 사람들이 서 있음, 실외
 조회 : 2,260  

***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2> ***


                            ~承前


과거에 편토[片土]없고

낭하[廊下]에 노비[奴婢] 없어

괴로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시니

얼마나 힘이 들꼬

 

교역 생활 반세기

추울 때나 더울 떄나

새벽 기도 다니시며

풍파[風波]많은

교역생활

십자가를 등에 지고

말 없이 걸어 갈 때

괴로운 그 심정을

누구에게 말을 할꼬 

 

동경으로 평양으로

대구로 부산으로

진주로 삼천포로

현풍으로 풍각으로

곳 곳이 다니시며

고생도 많이 하고

존경도 많이 받아

하나님 사랑으로

화평한 가정 생활

오십 삼년 지날 적에

오늘이 있을 줄을

꿈에도 생각 했나

 

멀리 멀리 가셨다가

집으로 오시리라

오늘이나 내일이나

편지가 올 것 같고

 

병원에서 지내던 일

역역[歷歷]히 생각 하니

서글픈 입원실에

적적히[寂寂]히  혼자 누워

가족들이 방문 가면

너무 너무 반가와서

면 면이 손을 잡고

옷깃을 만지면서

조금도 슬픈 기색

안보이려

무한이 애를 쓰고

대담하게 하시지만

우리가 돌아 서면

혼자서 우는 심정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무심한 흰구름은

어디로 흘러 가나

낙엽을 밟으면서

인생의 황혼길을

한 없이 걸어가니

슬프고도 또 슬프고

애닯고도 원통하다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되고

벽해[碧海]가 상전'[桑田] 된들

잊을 길이 막막[寞寞]하다

멀고 먼 이국[異國] 땅에

산을 보려 여기 왔나

물을 보려 여기 왔나

에절[哀切]한 내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 할꼬

 

천지는 광활[廣闊]하고

월색은 교교[皎皎]한데

어디론가 날아가는

기러기 울음 소리

향수[鄕愁]를 자아 낸다

 

어젯밤 불던 바람

금성이 완연[宛然]하다

고침[孤枕] 단금[單衾]에

상사몽[相思夢]훌적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고

애광[靄光]에 앉았으니

참으로 막막하다

만리장천[萬里長川]에

하운[夏雲]이 흩어지고

천년 강산에

찬이슬 새로와라

심사[心思]는 창연[愴然]한데

풍경[風景]도 유감[有感]하네

정수[庭樹]에 부는 바람

이한[離恨]을 아뢰는 듯

소설한풍[蕭瑟寒風]에

추국[秋菊]에 맺은 이슬

별누[別淚]에 먹음은 듯

잔유남교[殘柳南郊]에

춘앵[春鶯]이 이귀[已歸]하고

달 밝은 가을 산 마루에

잔나비 슬피 운다

 

님 여이고 썩은 간장

하마터면 끊기려나

상춘[賞春]에 즐기던 일

옛 일인가 꿈이런가

가랑비 뿌리는 쓸쓸한 창가에

사무치는 깊은 심정

참으로 요적[寥寂]하다

 

야월삼경[夜月三更]마주 앉아

백년 살자 굳은 약속

삼각산이 높고 높고

한강수가 깊고 깊어

무너지기 이외여든

끊어질 것 짐작하랴

은하작교[銀河鵲橋] 끊겼으니

건너 갈 일 아득하다

갈 길이 끊겼으니

차라리 잊을손가

 

꿈 속 잠잠한 

어느 날에

고인을 다시 만나

봄 바람 가을 달에

거울 같이 마주 앉아

이런 일 옛날 삼아

한 없이 즐기는데

추풍이섞여 불어

처량한 한 소리로

깊이 잠던

나를 깨우노라

서산 낙조[落照]와 동산 명월[明月]이

아무리 좋다해도

쓸쓸하고 적막한

내 심정을

어찌 일필[一筆]로 다 기록 할까

 

둘이서 다니던 길

혼자서도 가고싶고

세월이 흐를스록

애통한 마음 그지 없다

 

아무리 글을 쓰도

가슴만 답답하여

붓을 이제 놓습니다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부지부음성[不知不音聲]

소리 없이 슬피 우네

 

 

1980 년 12 월 26 일

2 주기 小喪을 맞이하여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  ~ 내가 이제  傘壽를 지난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哀詞를 녹음기에서 再生하면서 ~
        다시 한번    한 없는 부부간의 사랑과 인생무상을 느낌니다


'*가족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현 생일 축하**  (0) 2017.06.10
***아침 기도***  (0) 2017.04.06
= * 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1>=*   (0) 2016.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