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2> ***
~承前
과거에 편토[片土]없고
낭하[廊下]에 노비[奴婢] 없어
괴로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시니
얼마나 힘이 들꼬
교역 생활 반세기
추울 때나 더울 떄나
새벽 기도 다니시며
풍파[風波]많은
교역생활
십자가를 등에 지고
말 없이 걸어 갈 때
괴로운 그 심정을
누구에게 말을 할꼬
동경으로 평양으로
대구로 부산으로
진주로 삼천포로
현풍으로 풍각으로
곳 곳이 다니시며
고생도 많이 하고
존경도 많이 받아
하나님 사랑으로
화평한 가정 생활
오십 삼년 지날 적에
오늘이 있을 줄을
꿈에도 생각 했나
멀리 멀리 가셨다가
집으로 오시리라
오늘이나 내일이나
편지가 올 것 같고
병원에서 지내던 일
역역[歷歷]히 생각 하니
서글픈 입원실에
적적히[寂寂]히 혼자 누워
가족들이 방문 가면
너무 너무 반가와서
면 면이 손을 잡고
옷깃을 만지면서
조금도 슬픈 기색
안보이려
무한이 애를 쓰고
대담하게 하시지만
우리가 돌아 서면
혼자서 우는 심정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무심한 흰구름은
어디로 흘러 가나
낙엽을 밟으면서
인생의 황혼길을
한 없이 걸어가니
슬프고도 또 슬프고
애닯고도 원통하다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되고
벽해[碧海]가 상전'[桑田] 된들
잊을 길이 막막[寞寞]하다
멀고 먼 이국[異國] 땅에
산을 보려 여기 왔나
물을 보려 여기 왔나
에절[哀切]한 내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 할꼬
천지는 광활[廣闊]하고
월색은 교교[皎皎]한데
어디론가 날아가는
기러기 울음 소리
향수[鄕愁]를 자아 낸다
어젯밤 불던 바람
금성이 완연[宛然]하다
고침[孤枕] 단금[單衾]에
상사몽[相思夢]훌적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고
애광[靄光]에 앉았으니
참으로 막막하다
만리장천[萬里長川]에
하운[夏雲]이 흩어지고
천년 강산에
찬이슬 새로와라
심사[心思]는 창연[愴然]한데
풍경[風景]도 유감[有感]하네
정수[庭樹]에 부는 바람
이한[離恨]을 아뢰는 듯
소설한풍[蕭瑟寒風]에
추국[秋菊]에 맺은 이슬
별누[別淚]에 먹음은 듯
잔유남교[殘柳南郊]에
춘앵[春鶯]이 이귀[已歸]하고
달 밝은 가을 산 마루에
잔나비 슬피 운다
님 여이고 썩은 간장
하마터면 끊기려나
상춘[賞春]에 즐기던 일
옛 일인가 꿈이런가
가랑비 뿌리는 쓸쓸한 창가에
사무치는 깊은 심정
참으로 요적[寥寂]하다
야월삼경[夜月三更]마주 앉아
백년 살자 굳은 약속
삼각산이 높고 높고
한강수가 깊고 깊어
무너지기 이외여든
끊어질 것 짐작하랴
은하작교[銀河鵲橋] 끊겼으니
건너 갈 일 아득하다
갈 길이 끊겼으니
차라리 잊을손가
꿈 속 잠잠한
어느 날에
고인을 다시 만나
봄 바람 가을 달에
거울 같이 마주 앉아
이런 일 옛날 삼아
한 없이 즐기는데
추풍이섞여 불어
처량한 한 소리로
깊이 잠던
나를 깨우노라
서산 낙조[落照]와 동산 명월[明月]이
아무리 좋다해도
쓸쓸하고 적막한
내 심정을
어찌 일필[一筆]로 다 기록 할까
둘이서 다니던 길
혼자서도 가고싶고
세월이 흐를스록
애통한 마음 그지 없다
아무리 글을 쓰도
가슴만 답답하여
붓을 이제 놓습니다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부지부음성[不知不音聲]
소리 없이 슬피 우네
1980 년 12 월 26 일
2 주기 小喪을 맞이하여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 ~ 내가 이제 傘壽를 지난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哀詞를 녹음기에서 再生하면서 ~ 다시 한번 한 없는 부부간의 사랑과 인생무상을 느낌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