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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

chung si yoo 4932 2013. 6. 6. 20:45

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0점) | 속삭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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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 아버님 小喪때 드린  어머니의 哀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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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도 가고

여름도 가고

가을도 가니

북풍한설[北風寒雪] 바람결에

앙상한 나무 끝에

오작[烏鵲]이 지저귄다 

 

인생은 나그네라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풀잎 끝에 이슬 같은

우리 인생

한심[寒心]하고 가련[可憐]하다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천번을 거듭하여

역지사지행[易地思知行]하여도

 

아끼고 사랑하던

우리들을 영영 잊고

가신지가 만 2 년

또 7 개월이 다 자났는데

부군님 소식이 묘연[杳然]하다

 

수양산[首陽山] 깊은 곳에

백이[伯夷]숙재[淑齋]

뜻을 모아

불념구악[不念舊惡]

원시용희[怨是用希]

하시오며

채미[采薇]일 하시는가

 

적벽강[赤璧江]깊은 물에

서망하구[西望夏口]

동망무창[東望武昌]하며

산천상무[山川上繆]~

울호창창[鬱乎昌昌]한데

우리의 삶 잠간임을 슬퍼하고  

장강[長江]의 물 

무궁함을 부러워 하며  

하늘 나라 천사와 즐겁게 노닐며

교교[皎皎]한 달 벗삼아 

도도[滔滔]한 정취[情趣]

느끼고 계시는가

 

씩씩하고 호걸[豪傑]답던

늠늠[凜凜]하고

좋은 풍체[風彩]

언제 다시 만나 볼꼬

 

주야[晝夜] 장장[長長] 긴긴 밤에

누워선들 잠이 오나

앉아선들 잠이 오나

부군님 자취는 없어지고  

소설[蕭瑟]한 바람결에

풀벌레 소리 애절[哀切]하다

 

이별[離別]이란 두 글자가

어찌 그리 무정[無情]한고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전송춘[餞送春]에

낙화[落花]는 분분[紛紛]하고

세우[細雨]는 사창[紗窓]에

요적[廖寂]하고

우후[雨後]에 젖은 목단화[牧丹花]

광풍[狂風]이 휘날린다

 

광풍[狂風]이 노호[怒號]

대명[大鳴]하여

광풍[狂風]이 나를 부군과

이간[離間]질 하니

원부군[遠夫君]이자녀[離子女]더라

그이도 나를 이별[離別]한다

 

부활[復活]하신  우리 주님

이 세상 다시 올 때  

천사장의 나팔소리

그 때 꼭 오실란가

 

과거사[過去事] 월회[越會]하니

산 밖에 태산이요

물 밖에 바다로다

 

그리운 고국 산천

평원[平原] 광야[曠野]넓은 들에

오곡백과[五穀百果]무르익고

황금 물결 뒤척일 떄

논두렁길 다녀보고

심심 산골 무인처에

소쩍새 울음 울고

이화[李花]는 작작[灼灼]하고

도화[桃花]는 요요[妖妖]한데

그 속에 집을 짓고

소도 닭도 방사[放飼]하며

온갖 체소 심어놓고

우물 물에 물을 길러

저녁밥을 지어 먹고

희미한 등불 아래

둘이 서로 맞주 앉아 옛 일을 회상하며

아들을 의지하여

미국으로 떠난다고

모든 일을 계획 했다

 

추운 겨울 어느날

경월부단행[傾月不斷行]

과수원에 일을 하고

돌아와 손을 내며

만저보라 이르기에

그 손을 만저 보니

너무 많이 일을 하여

험하고도 찹던 손이

지금도 기억 난다

 

과거에 편토[片土]없고

낭하[廊下]에 노비[奴婢] 없어

괴로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시니

얼마나 힘이 들꼬

 

교역 생활 반세기

추울 때나 더울 떄나

새벽 기도 다니시며

풍파[風波]많은

교역생활

십자가를 등에 지고

말 없이 걸어 갈 때

괴로운 그 심정을

누구에게 말을 할꼬  

 

동경으로 평양으로

대구로 부산으로

진주로 삼천포로

현풍으로 풍각으로

곳 곳이 다니시며

고생도 많이 하고

존경도 많이 받아

하나님 사랑으로

화평한 가정 생활

오십 삼년 지날 적에

오늘이 있을 줄을

꿈에도 생각 했나

 

멀리 멀리 가셨다가

집으로 오시리라

오늘이나 내일이나

편지가 올 것 같고

 

병원에서 지내던 일

역역[歷歷]히 생각 하니

서글픈 입원실에

적적히[寂寂]히  혼자 누워

가족들이 방문 가면

너무 너무 반가와서

면 면이 손을 잡고

옷깃을 만지면서

조금도 슬픈 기색

안보이려

무한이 애를 쓰고

대담하게 하시지만

우리가 돌아 서면

혼자서 우는 심정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무심한 흰구름은

어디로 흘러 가나

낙엽을 밟으면서

인생의 황혼길을

한 없이 걸어가니

슬프고도 또 슬프고

애닯고도 원통하다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되고

벽해[碧海]가 상전'[桑田] 된들

잊을 길이 막막[寞寞]하다

멀고 먼 이국[異國] 땅에

산을 보려 여기 왔나

물을 보려 여기 왔나

에절[哀切]한 내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 할꼬

 

천지는 광활[廣闊]하고

월색은 교교[皎皎]한데

어디론가 날아가는

기러기 울음 소리

향수[鄕愁]를 자아 낸다

 

어젯밤 불던 바람

금성이 완연[宛然]하다

고침[孤枕] 단금[單衾]에

상사몽[相思夢]훌적 깨어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하고

애광[靄光]에 앉았으니

참으로 막막하다

만리장천[萬里長川]에

하운[夏雲]이 흩어지고

천년 강산에

찬이슬 새로와라

심사[心思]는 창연[愴然]한데

풍경[風景]도 유감[有感]하네

정수[庭樹]에 부는 바람

이한[離恨]을 아뢰는 듯

소설한풍[蕭瑟寒風]에

추국[秋菊]에 맺은 이슬

별누[別淚]에 먹음은 듯

잔유남교[殘柳南郊]에

춘앵[春鶯]이 이귀[已歸]하고

달 밝은 가을 산 마루에

잔나비 슬피 운다

 

님 여이고 썩은 간장

하마터면 끊기려나

상춘[賞春]에 즐기던 일

옛 일인가 꿈이런가

가랑비 뿌리는 쓸쓸한 창가에

사무치는 깊은 심정

참으로 요적[寥寂]하다

 

야월삼경[夜月三更]마주 앉아

백년 살자 굳은 약속

삼각산이 높고 높고

한강수가 깊고 깊어

무너지기 이외여든

끊어질 것 짐작하랴

은하작교[銀河鵲橋] 끊겼으니

건너 갈 일 아득하다

갈 길이 끊겼으니

차라리 잊을손가

 

꿈 속 잠잠한  

어느 날에

고인을 다시 만나

봄 바람 가을 달에

거울 같이 마주 앉아

이런 일 옛날 삼아

한 없이 즐기는데

추풍이섞여 불어 

처량한 한 소리로 

깊이 잠던 

나를 깨우노라 

서산 낙조[落照]와 동산 명월[明月]이 

아무리 좋다해도

쓸쓸하고 적막한 

내 심정을 

어찌 일필[一筆]로 다 기록 할까

 

둘이서 다니던 길 

혼자서도 가고싶고 

세월이 흐를스록 

애통한 마음 그지 없다 

 

아무리 글을 쓰도 

가슴만 답답하여 

붓을 이제 놓습니다 

 

  

오호 통재[痛哉]며 오호 애재[哀哉]라

 

 

부지부음성[不知不音聲]

소리 없이 슬피 우네

 

 

1980 년 12 월 26 일

2 주기 小喪을 맞이하여 부군의 영전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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