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베리아 / Sansevieria ]
~Si yoo chung
얼룩무뇌 붓끝 연적[硯滴]에
흠뻑 오무려 잡으니
달빛에 선화지 흰버선 벗고
수접어 여민 앞섭 살포시 열린다
검은 질감의 묵접[墨汁]
단숨에 궁체 흐림체
왕희지의 필법으로
밤을 가르고
위 아래로 선긋고 누루고 삐치고
점 찍고 밀고 굵은 획으로
기[起] 서[敍] 결[結]
돈좌[頓挫]전절[轉折]하는 휘호[揮毫]
내가 그게 사는 큰 평안
고른 숨 쉬는 기쁨은
태산에 늘어놓는 한바탕
봉황[鳳凰]의 춤이다
돌올[突兀]한 암벽에 달은 기우는데
임리한 먹물 먹고 취한 별빛
여명[黎明]을 열고
뜨거운 햇살로
오늘도
소복한 감사로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