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ng si yoo 4932
2018. 5. 13. 23:23

우리 동네 風景 여섯
<< 春夢 >>
"꽃은 떨어질 때 죽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꽃을 줍고 다시 버리면 꽃은 비로소 죽는다"
지난밤,
하늘에서 똥이 떨어지는 꿈을 꾼 우리 이뿐씨는 회사 출근길 내내 혼자서 피식-웃음이 나는 것을 참느라고 혼이 났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 무슨 좋은 일이 있는냐”는 동료들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웃기만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동료들 몰래 재빠르게 회사를 빠져 나온 우리 이뿐씨는 길 건너 리커 마켓에 가 2불짜리 메가 밀리언 복권 한 장을 사 허리춤에 찔러두고 맥 레스토랑으로 달음질쳤다.
줄을 서서 기다리며
‘ 예상치 못한 곳에서 횡재 해 목돈이 들어온다’는 똥꿈 내용을 구글 서치를 통해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말 할 수 없는 깊은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커피 한잔에 설탕을 듬뿍타 창가 자리로 온 우리 이뿐씨는 한 모금 커피를 마시며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폈다.
3억 2백 50만분의 일- 벼락 맞거나 지진으로 죽을 가능성보다 2천배나 적은 오늘 산 메가 밀리언 복권의 확률이 우리 이뿐씨 앞으로 성큼 걸어서 오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 잡지에서 본 듯한 태평양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개인 바닷가가 있는 말리부 해안가 저택- 승마장, 짐, 풀은 기본으로 갖추어진 일곱 개의 방과욕실 11개가 있는 8천만불짜리 집이 눈앞에 와 우리 이뿐씨를 기다린다.
집앞 분수대 옆에 주차한 세계 최초로 다이아몬드로 코팅된 LED램프, 골드 스티치 가죽시트가 적용된 라이칸 하이퍼스포트-.
빨간색 차 문을 열고 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실성한 사람들처럼 희죽 희죽 웃었다. (조종석과 뒷차축 사이에 V6 수평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750마력, 최대토크 102kg.m의 괴력을 뿜어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8초에 도달 한단다. 그 라이칸 하이퍼스포트’는 세계에서 단 7대만이 생산될 예정이며, 가격은 340만 달러(약 37억원)이란다. 또 차량 구매자에게는 20만 달러(약 2억 원)에 달하는 한정판 사이러스 클랩사이스 손목시계를 제공한단다. )
“흐흐흐”
맥 레스토랑 사람들의 시선이 일시에 우리 이뿐씨 앞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 시선들이 아무렇지도 않는 듯이
‘먼저10일조도 내고... 그 까짓것... 좋은 일에도 팍팍 돈을 쓰지 뭐...’하며 서서히 기지개를 키며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문 앞에 앉아 손을 벌리고 있는 중년의 여자 홈리스에게도 호기롭게 일 불짜리 지폐한 장을 손에 쥐어주고 으스대며 회사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 오월의 햇살이 우리 이뿐씨가 걸어가는 빌딩 유리창과 가로수, 줄지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게들 위에서 곱게 반짝이며 반사되었다.
마치 우리 이뿐씨의 앞날을 축복하듯 말이다.
우리 이뿐씨는 곧 자신에게 펼쳐질 아름답고 축복된 새로운 세상을 그리며 천천히 걸어 회사로 왔다.
‘조금만 있음... 빠이 빠이’다
회사 앞 파킹랏에 서 있는 우리 이뿐씨의 2007년 식 흰색 니산 알티마(Nissan Altimas) 승용차를 흐뭇하게 바라다 봤다.
순간
“오 마이 갓!”
순간 우리 이뿐씨 눈이 왕 방울만 해 졌다.
우리 이뿐씨 차 뒤에서 조금 전 우리 이뿐씨가 자선을 배푼 홈리스 여자가 불쑥 일어서며 히죽 웃었다.
그 여자는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고 우리 이뿐씨를 안다는 듯 씩- 멋쩍게 웃고 서있었다.
“하이”
“......”
황망한 마음에 뒤도 안돌아 보고 회사로 들어 온 우리 이뿐씨는 조금 전 그 일을 잊은 채 오후에 할당된 업무를 다 정리한 후 퇴근하기위해 파킹랏으로 왔다.
차로 온 우리 이뿐씨는 거의 울상이 되었다.
어제 세차까지 한 우리 이뿐 씨의 니산 알티마 운전석 차 문 옆 에는 한 무더기 누른 똥이 서서히 굳어가며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 나 이뻐?... 내 꿈 꿨잖아!”
-너희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며 너희 노인들은 꿈을 꾸고 너희 청년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요엘 2:28-
아멘
2018년 5월 4일